말기 신부전 판정을 받은 17살 말티즈 해피의 193일
쓰러져 내원한 17세 9개월 말티즈 해피는 IRIS Stage 4 경계의 만성 신부전과 심장·담낭 질환을 함께 안고 있었습니다. 복합 치료로 43일째 Stage 2 수준까지 회복해 193일을 보냈습니다.

수의학박사 원장이 직접 진료하고 기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했습니다.
쓰러져서 왔습니다
해피는 17세 9개월 된 중성화 수컷 말티즈로, 내원 당시 체중은 2.7kg이었습니다. 2021년에 심장병을 진단받은 이력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밥그릇을 채워 두면 스스로 먹던 아이인데, 그날은 식사를 거르고 숨도 평소보다 가쁘게 쉬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쓰러져 급히 오시게 되었습니다.

검사에서 확인한 것
내원 당일 혈액검사와 초음파를 바로 진행했습니다. 복부 초음파에서는 양쪽 신장이 작고 불균일하게 위축되어 있었고, 담낭에는 끈적한 슬러지가 차 있었습니다. 위장관 운동성 저하, 췌장 에코가 높아진 만성 변화, 간 소결절도 함께 확인되었습니다.
혈액검사는 BUN 101.9 mg/dL(정상 9.2~29.2), 크레아티닌 4.35 mg/dL(정상 0.4~1.4), 인산 15.0 mg/dL(정상 1.9~5.0)이었습니다. 심장 초음파에서는 승모판 폐쇄부전증(MMVD)이 확인되었고 proBNP는 2,264 pmol/L(정상 900 이하)로 크게 높았습니다.
진단은 만성 신부전 말기(IRIS Stage 4 경계), MMVD B2, 담낭점액종, 위장관 운동성 저하, 췌장 만성변화였습니다.

수치와 증상이 따로 움직인 시기
만성 신부전은 IRIS 기준으로 4단계로 나누며 단계가 높을수록 신장 기능이 많이 떨어진 상태입니다. Stage 4는 크레아티닌 5.0 초과에 해당하고 문헌상 생존기간은 14~80일로 보고됩니다. 해피는 치료 나흘째에 크레아티닌 5.35, BUN 139로 수치가 가장 높아 Stage 4로 진행했습니다.
숫자만 보면 가장 걱정되는 때였지만 해피는 이미 스스로 밥을 먹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수치가 정점일 때 임상 증상이 먼저 좋아지는 것은 치료에 반응하고 있다는 신호입니다.
Day 14~28에는 BUN 84.6, 크레아티닌 2.13으로 내려왔고 체중도 늘었습니다. Day 43에는 크레아티닌 1.46, BUN 74.3으로 Stage 2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Day 111에는 혈압이 계속 올라 신장 보호 효과가 있는 혈압약을 추가했고 혈압이 180에서 140 mmHg로 내려왔습니다.

무엇을 함께 관리했나
해피는 신장과 심장, 담낭을 동시에 관리해야 했습니다. 심장에는 강심제를, 신장에는 장에서 요독 물질을 흡착해 배출시키는 약과 인의 흡수를 막는 인 조절제를 사용했습니다. 담낭에는 슬러지 배출을 돕는 담즙산 조절제를, 보조로 식욕 촉진제와 위산 억제제를 더했습니다. 인산은 초기 15에서 6대까지 내려왔습니다.
보호자분은 병원에서 교육을 받으신 뒤 주 2~3회 가정에서 피하수액을 직접 놓아 주셨습니다. 식이도 치료의 일부여서, 신장 처방식을 기본으로 하되 잘 먹지 않을 때는 기호성 좋은 습식을 섞고 소량씩 자주 급여했습니다. 신부전이니 적게 먹여야 한다는 것은 오해이며, 칼로리를 유지하는 쪽이 우선입니다.

해피가 남긴 것
해피는 치료를 시작한 날로부터 약 193일이 지난 뒤 18년의 삶을 마쳤습니다. 그중 약 175일, 전체의 91%를 증상 없이 집에서 보냈습니다.
담낭점액종은 보통 수술을 권하지만 17세 고령에 신부전과 심장병이 함께 있는 해피에게는 위험이 너무 컸습니다. 담즙산 조절제와 정기 초음파로 내과적으로 관리했고 끝까지 잘 유지되었습니다.
심장이 약하면 신장으로 가는 혈류가 줄고 신부전이 심해지면 심장에도 부담이 갑니다. 두 장기를 함께 보는 전략이 필요했고, 무엇보다 남은 시간을 얼마나 편안하게 보내는지가 만성 질환 관리의 목표라고 생각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말기 신부전 판정을 받으면 손쓸 방법이 없나요?
해피는 크레아티닌 4.35, BUN 101.9로 Stage 4 수준에서 시작했지만 치료 43일째에 크레아티닌 1.46까지 내려와 Stage 2 수준에 도달했습니다. 처음 수치만 보고 치료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경과는 아이마다 달라 진료 시 상담이 필요합니다.
Q. 가정 피하수액은 보호자가 직접 해도 되나요?
해피의 보호자분은 병원에서 교육을 받으신 뒤 주 2~3회 직접 시행하셨습니다. 만성 신부전에서 꾸준한 수분 보충은 중요한 관리 항목이지만, 시행 여부와 빈도는 아이의 상태에 따라 다르므로 진료 시 상담이 필요합니다.
Q. 신부전이면 밥을 적게 먹여야 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요독이 쌓이면 메스꺼움으로 잘 먹지 않게 되지만, 먹지 못하면 근육이 빠지고 면역이 떨어져 악화가 빨라집니다. 해피는 신장 처방식에 기호성 좋은 습식을 섞고 소량씩 자주 급여하는 방식으로 칼로리를 유지했습니다.
이 글은 병원 공식 블로그의 진료 기록을 홈페이지용으로 다시 정리한 것입니다. 원문 보기
아이마다 상태가 다르므로, 정확한 진단과 치료는 내원 진료를 통해 안내드립니다.